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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 생활

JUSTICE

2012.06.04 10:21

 

하는 일이 그렇다 보니 오픈된 개발 프레임워크나 라이브러리의 소스 및 많은 개발 방법론, 프로젝트 진행 방법론을 자주 분석하고 사용하게 된다. 그러면서 느끼는 것은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을 진심으로 하게 된다. 지금까지 이들의 노력에 의한 결과물을 기반으로해서 조금씩 변형, 응용, 적용하면서 나의 삶과 가족의 생활을 유지해왔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오늘 또 한번 감탄을 하게 된다. 고등학교때부터 분석을 시도했으나 힘들어서 포기하고 포기했던 철학 프레임워크들을 이제 나이 40이 넘어서 다시 시도하고 있다.

 

 

한달여간 읽어왔다. 다른 사람은 지적 유희로 읽었을 수 있지만, 나에게는 아직 재미로 읽을 수 있는 수준의 주제들이 아니다.  젊은 날 수많은 시간들을 쏟아 부은 기억들이 있다.  

임마누엘 칸트, 존 롤스, 아리스토텔레스, 존 로크, 알레스데어 매킨타이어등이 내놓은 무엇이 옳은 것인가,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훌륭한 프레임워크를 비교, 설명하고 있다. 직접 그 소스를 분석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이 그 소스를 설명을 해주는 데도 여전히 많은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런 고민들을 다른 사람도 할까? 내가 이상한게 아닐까?"했던 문제들에 대한 해결을 위해서 그들은 자신들만의 프레임워크를 내놓고 있고 그것들을 무엇이 옳고 정의로운가를 해결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너무나 행복했었다. 내가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받은 기분이었다.

"애국심은 미덕인가?",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내 미래의 건강과 실직에 대비해서 국가가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도록 하는 것이 정당한가?", "국산품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인간은 진짜 자유로울 수 있는건가?" "좋은 삶이 뭘까?" 등등 철학적인 문제에서부터 현실적인 문제에까지 "신"의 개입없이 해결하고 싶었던 문제들이었다.

소크라데스, 칸트, 롤스, 매킨타이어 등 삶과 정의을 설명할 수 있는 자신만의 프레임워크를 모델링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 모델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이슈가 나온다. 그 모델은 다시 수정되고 보완되어 재 모델링된다. 각각의 프레임워크들이 훌륭하긴 하지만 뛰어난 그 프레임워크들도 수정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인식하게 된다. 너무나 인간적이다.

이제 나도 그들과 같은 인간이라는 생각으로 그들이 세상과 인간을 바라보았던 관점에 동참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는 그들이 모든 해결책을 줘야한다는 생각이 무의식에 있었던 것 같다. 신에 대한 요구를 그들에게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젊었을때는 내가 제기하는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없었다. "난 인간이다"는 것을 잊고 있었기때문이다. 이제는 충분히 내가 인간이라는 것을 동감하고 있다. 그리고 인간으로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최소한 문제를 해결하는 시도에서 자신이 신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이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이성"이라는 도구뿐이라는 것을 이제는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면서 그들도 인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을 신으로 오해하지 않을 수 있다. 그들이 갖는 시선에 나도 이제 동참할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은 주어진 "이성"을 이용해서 무엇이 옭고 무엇이 정의인지를 설명할 수 있는 최선의 프레임워크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이슈를 해결하기위해서 프레임워크가 진화되어서 언젠가 모든 세상과 삶과 정의를 설명할 수 있는 날이 오게 될까?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칸트, 롤스로 넘어오는 단계처럼 프레임워크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프레임워크를 만드는데 사용했던 방법론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잠시 공황상태는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그 진화는 계속될 것이다. 문제는 그런 진화가 이루어지고 그 프레임워크가 현실화될때까지 이 지구와 인류가 버텨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상하게 끝나는 군.

 

다시 한번 더 읽어도 시간이 아깝지 않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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